로맨스아저씨

강태형

114

이렇게 예쁜 딸내미를 두고 애미는 어디로 튀었을까.” 손건혁은 지독한 인간이었다. 제 엄마가 딸을 담보로 3억의 빚을 지고 도망가 버린 탓에, 잔인한 세상에 혼자 남겨진 강다영을 옥죌 정도로. 구질구질한 인생에 몸부림쳐 보고 싶었던 다영은 그에게 더없는 배신감을 안겨주고 잠적해 버린다. 그리고 5년 후, “이게 누구야.” 그는 이 시간만 벼르고 있었다는 듯 입술을 길게 늘였다. “세상 참 좁네. 도둑년이 제 발로 여길 다 찾아오고.” “……갚을게요.” “돈 많이 버셨어?” “…….” “돈 많냐고.” 다영은 그를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네. 많아요. 계좌 주세요.” 건혁의 입 끝이 비스듬히 올라갔다. 하긴, 지 엄마 빚 갚겠다고 제게 다리까지 벌린 년이 오죽하실까. 시궁창에 던져놔도 살아남을 년이 강다영 아닌가. 이렇게 만났으면 미안한 척이라도 하는 게 인지상정이거늘, 이년은 그런 것도 없었다. “돈은 됐고. 몸으로 갚아.” “뭐, 뭐라고요?” “너 잘하잖아, 씹으로 하는 거.” “허, 어쩜 그때랑-”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커다란 손이 다영의 팔목을 순식간에 움켜잡았다. 건혁의 가슴으로 와락 끌려간 다영은 잡힌 손목을 필사적으로 비틀었다. 손아귀의 힘이 그때보다 더 억셌다. “아! 왜 이래요?” “쥐새끼처럼 피해 다니지 마. 더 빡치니까.”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