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플로렌스 신드롬

장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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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엘레 가문이 낳은 아름다운 주의 종, 알레산드로 리엘레.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그의 신성한 미래는 사제 서품을 1년 앞둔 시점에 물거품이 된다. 가업을 잇기 위해 사회로 돌아온 이후, 수많은 유혹에도 굳건하던 그의 신앙은 갤러리에 걸린 초상화 한 점에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는데…. 《플로렌스 신드롬》 *** 정욕의 죄를 짓지 않으려 자신을 엄격히 다스렸던 시간. 앳된 복숭앗빛 뺨. 매일 아침 외우던 기도문. 자그마한 콧등. 홀로 속옷을 빨면서 자책했던 새벽. 꽃잎처럼 부드러워 보이던 입술…. 알레산드로는 속옷 위까지 솟아오른 성기 끄트머리를 가볍게 쥐었다. 더할 나위 없이 예민해진 신경들은 작은 접촉에도 아우성이다. 뾰족한 쾌감이 척추를 따라 빠르게 달렸다. “흐으…. 제발.” 최초의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은 순간도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알레산드로가 지극히 성실하게 쌓아 온 금욕의 탑은 너무도 별스럽지 않게 무너져 버렸다. 인간이란 이 얼마나 단순하고도 나약한 존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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