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가이딩 못 하면 죽는 가이드

솔리디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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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딩을 하지 못하면 죽는 ‘가이드 폭주증’에 걸린 무연. 살기 위해선 적합도가 높은 에스퍼에게 가이딩을 해야 하지만, 무연은 어떤 에스퍼와도 적합도가 낮게 나와 절망에 빠진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에스퍼 석준에게 약점을 잡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무연의 앞에 어느 날 적합도가 92에 달하는 S급 에스퍼 라일이 나타난다. 라일은 무연에게 한없이 다정하기만 하지만 무연은 병에 걸린 자신을 라일이 부담스럽게 여길까 봐 폭주증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숨기려 하는데……. *** “너 병신이란 얘기를 이라일한테 하지 말라고?” 콧등이 시큰해지면서 목울대가 뻐근해졌다. 울지 마, 울지 마. 무연은 마음속으로 열심히 되뇌었다. 바로 그때 석준의 검지가 무연의 어깨를 꾹꾹 찔렀다. “꼴에, 이제부턴, 멀쩡한, 가이드인 척, 하겠다는, 거네?” 석준이 한마디 한마디 씹어 뱉듯 말을 이어갔다. 무연은 석준이 찌르는 대로 몸을 뒤로 물렸다. 눈에서 기어이 눈물 몇 방울이 떨어졌다. 석준에 의해 몸이 흔들릴 때마다 잇새로 흑 하는 울음소리가 작게 새어나갔다. “호구 잡힌 건, 난데, 왜, 네가, 처울…….” “뭐 하는 짓입니까.” 불쑥 끼어든 목소리가 석준의 말을 끊었다. 무연은 어룽어룽 눈물이 고인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라일이 얼굴을 굳힌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연은 얼른 옷소매로 눈가를 문질러 닦았다. 가슴이 미친 듯이 두방망이질 쳤다. 언제부터 보고 있었지? 무연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흔들렸다. 성큼성큼 다가온 라일은 말없이 무연의 팔을 잡아끌었다. 강한 악력에 이끌린 무연이 라일의 등 뒤에 섰다. 대놓고 감싸고 드는 행위에 석준의 표정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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