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반짝이는 오메가

빨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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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담고 있던 센터장의 지시로 권영에게 총상을 입힌 반오. 대가로 죽음을 각오했으나, 권영은 살려주는 대신 손해배상을 요구한다. 하라는 것은 무엇이든 하며 살아온 반오는 권영의 뜻대로 밤 시중을 들며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애쓴다. 그것뿐이면 이제까지 살아온 날과 다를 바 없는데, 권영은 반오가 모르는 감정을 자꾸만 떠넘긴다. 그럴수록 권영이 무섭기만 한 반오는, 어느 날 아이가 생겼음을 알게 된다. 권영은 단번에 아이를 지우라고 하고, 아이를 지키고 싶은 반오는 운명을 건 도망을 결심한다. 일평생 처음인 그 선택이 불러올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본문발췌 “근데 오메가는 원래 그러냐?” “…….” “사방팔방이 알파 밭이라 내가 알 턱이 없네, 씨발.” “…….” 아무리 떠들어도 대답이 없자 권영은 저 혼자 쇼를 하나 싶어 창문에서 눈을 뗐다. 반오는 둥지에 들어온 양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권영의 잇새에서 어처구니없는 헛웃음이 샜다. “겁도 없네.” 누구 앞인지도 모르고. 무방비한 상태는 이 세계에서 통용되는 법칙이 아니었다. 뭘 믿고 눈을 감았는지, 어디 한 군데 덜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권영이 음식점 근처로 들어서는 길목을 보다가 다시 반오를 내려다보았다. 멍 자국이 얼룩덜룩한 목이나, 옷가지로 가려지지 않는 마른 체구, 손쉽게 약점을 드러낸 녀석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 권영은 제 품에서 의심 없이 잠든 이에게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총알받이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반오를 응시하는 검은자에 오묘한 감정이 깃들기 시작했다. 차량이 음식점 앞에 정차하고 난 후에도 권영은 도사리는 감정을 갈무리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반오를 내려다보았다. 실로 처음 느껴 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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