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액세서리

보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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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후 단 몇 년 만에 톱배우 자리를 차지한 희주. 대한민국에서 가장 값진 보물이라고 불리우는 그녀는, 서진 물산 부사장, 문혁의 쓸 만한 '액세서리'로서 살아왔다. “목에 걸면 목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그런 거죠, 액세서리란.” “……뭐?” “필요 하나 없는 것도 대충 맞춰 걸으면 그럴싸해 보이는 것처럼.” 한 남자를, 그가 가진 것들을, 그의 자리를 빛내기 위해 액세서리처럼 가꾸어지고 관리되었던 시간. 온전한 자유도, 권리도 가질 수 없었던 지난 6년간의 삶.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묻잖아.” 필요와 의무만으로 이어졌던 문혁과의 관계에 지친 희주는, “전 이제 사람으로 살래요, 서문혁 부사장님.” 그 곁을 떠나려고 하는데……. * * * 후. 고개를 숙인 서문혁이 희주의 귓가에 바람을 불었다. 올올이 일어서 있던 신경이 타다다닥 터져 버린 것처럼 소름이 돋았다. 서문혁이 그녀의 귓불에 입을 맞추자, 뜨거워진 숨이 절로 툭 터져 나왔다. 머리끝이 쭈뼛쭈뼛 서는 기분이었다. 그저, 짧은 접촉일 뿐이었는데 발가락 끝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낯선 고양감에 두려워진 희주는 문혁을 밀어냈다. “침대로 가요.” “싫은데.” 긴장 어린 목소리의 끝이 떨렸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서문혁은 희주의 몸 위를 움직였던 손으로 그녀의 턱을 들었다. 그렇게 눈이 마주치고 그의 입술이 가까워졌다. 바짝 붙은 젖은 몸 사이로 단단해진 그가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불편함에 문혁의 어깨를 밀어 보았지만, 한쪽 팔로 희주의 허리를 강하게 감아 안은 문혁은 그녀의 입술 위로 그의 입술을 내리기만 했다. “그마……” 희주는 뒷말을 잇지 못했다. 서문혁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희주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입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말캉한 살이 눌리고 갈라진 틈이 벌어졌다. 그리고 보았다. 혀끝이 마주 닿는 순간 새카만 눈동자에 깃드는 정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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