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나라는 쓰레기 VS 이세상 [단행본]

신삼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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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발신] **0509 정나라 마법소년 기한 내 등록 필히 엄수 문의 커피家천원 “마법소년이요? 제가 언제요?” “그때 와이파이 쓰면서 개인 정보 입력할 때 ‘추후 마법소년이 되는 것에 동의하시겠습니까?’에 ‘예’ 누르셨던데요?” 어느 날 카페에서 와이파이 잘못 썼다가 팔자에도 없는 마법소년이 된 정나라. 그런데 상대해야 할 빌런이 ‘쓰레기’다? 마법 도구는 무려 빗자루와 쓰레받기. “안 돼요. 저 알바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고요. 바쁜 몸이에요. 누가 무상으로 밀착 집중 족집게 과외라도 해 준다면 모를까요." 그러자 나타난 건, 고3 때 같은 반이었으나 말 한번 섞어본 적 없는 모범생, FM의 정석 한아로였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내가 있잖아. 내가 많이 도와줄게.” 네가 공부 도와주는 게 문제가 아니야! 나, 쓰레기와 싸우게 생겼다고! * * * * * “한아로 넌 성인이 됐다는 걸 언제 처음 체감했어? 난 핸드폰 요금을 내가 직접 냈을 때였어.” “아." “그런데 그게 그전까진 없던 지출이잖아.” “그치.” “그래서 꽤 아깝더라고. 아껴 써야겠다고 생각했어.” 아직 경제권도 미처 갖추지 못했을 텐데 단합으로 폭리를 취하는 통신사 요금제의 불합리함을 깨닫고 스무 살이 되자마자 현명한 소비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결심한 게 정말 대단하다는 요지의 말을 아로가 하려는데, 나라는 쓸쓸한 눈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와이파이를 쓰려고 개인정보를 입력했다가 마법소년이 되었다는 말을…… 너라면 믿을래?” * * * * * “나라 너는 내가 왜 좋은데?” “……잘생겨서?” “나 잘생겼어?” “어. 몰랐냐? 알고 있었잖아.” “어디가 어떻게?” 어디가 어떻게라니. 그냥 딱 보고 척 봐서 잘생기면 잘생긴 거지. 심지어 한아로 정도면 그걸 모를 리도 없을 텐데 뻔뻔하게 그런 걸 묻고 있다. 나라는 짐짓 불퉁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지만, 아로를 마주 보았다. 깊은 눈빛이 온전히 저에게로 쏟아졌다. “눈 코 입 다.”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들어?” 반사적으로 눈이라 답하려 했는데, 정작 나라의 시선은 아로의 입술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시선을 느꼈는지 아로도 손가락으로 입술을 콕 가리키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나라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자, 입 모양으로 묻는다. 입술이, 잘생겨서, 제일 좋아? 아, 그렇다니까. 왜 이렇게 간지럽게 굴어. 마음은 그런데 도저히 그런 타박이 나오질 않았다. 나라는 대꾸 없이 고개만 연신 끄덕였다. 이제는 목덜미까지 얼얼하게 뜨거웠다. 한참을 달군 핫팩을 뒷목에 문지른 것처럼. 아로가 손을 뻗어 한 손으로는 나라의 입술을, 다른 손으로는 제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손끝으로 입술 주름 하나까지 세어 보려는 듯 느리게 더듬고, 볼륨을 가늠하려는 듯 지그시 누른다. 혀를 얽는 것도 아닌데 그 행위가 퍽 낯 뜨거웠다. 아로는 한참이나 만지작거리더니 이런 감상을 내놓았다. “너랑 나랑 크게 다른 거 모르겠는데.” “하.” 이목구비의 조화, 주차 배치. 뭐 이런 거 몰라? 그런 말이 불쑥 나오려 했지만 나라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웃었다. 저만 보면 쩔쩔매고 부끄러워하던 놈이 좋아한단 말 한마디에 이렇게 용기 얻은 게 우습고 기특해서. 이 자식이, 지 남친 무서운 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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