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찌르르, 일상

우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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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두 번 다신 속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스스로 그물에 걸어 들어가는 꼴은 분명 싫은데도 라진은 지금 휩쓸리기 직전이었다. 모른 척 외면도 해 보고, 아는 척 경고도 해 보았지만 “그건 어렵겠는데요. 전 누나랑 친해지고 싶거든요.” “…누나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 그럼 이름을 알려줄래요?” 기다렸다는 듯이 울렁, 파고드는 직구도 모자라 예상하지 못한 틈을 설렁, 건드리는 변화구까지. “어떤 면에서는 내가 더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면이?”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고, 만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여우 같은 놈! 그렇기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어설픈 문턱에 걸린 듯 감출 수 없이, 기어이 스며들어 고이기 시작한 정주에게. “지금, 뭐 하는 건데?” “…뭘 할 것 같은데요?” 완만했던 일상이 문득 찌르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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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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