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언제든 너여야 하는 나에게

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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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작가인 내게 뜻밖의 시련이 찾아왔다. “작가님, 성인영화 시나리오를 써보시는 게 어떨까요?” 장 팀장의 눈빛이 반짝거리며 빛났다. 먹잇감을 앞에 두고 언제 물어뜯을지 노리는 맹수의 눈빛이었다. 하지만 이번 달에 받을 인세도 얼마 되지 않을 게 뻔해 곧바로 싫다고 할 수도 없었다. “작가님, 제 친구인데 허공준 감독이요. 미남이죠?” 미남은 개뿔! 지껄이는 말마다 성질을 건드리다 못해 폭발하게 했다. “가슴에 집착하는 이유는 감독님이 그렇게 하라고 해서 쓴 거였어요. 그리고 베드씬이 너무 많다고요? 그것도 감독님이 그 정도로 넣으라고 해서 그렇게 한 거예요.” “이건 내가 생각한 에로틱한 분위기가 아닌데요.” 공준이 다시 노트북을 보다가 살짝 미간을 구겼다. “에로틱한 거를 원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더 돈을 벌지 중요한 거 아닌가요? 뭐, 이 영화 만들어서 영화제라도 나가려고요? 이럴 거면 차라리 감독님이 직접 쓰세요.” 참지 않고 쏘아붙였는데 뭔가 이상하다. 저 남자 왜 저렇게 나를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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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 사용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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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쩌다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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