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옆집에는 빌런이 산다

아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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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전쟁인 응급실에서 일하는 탓에 잠자는 것에 목숨을 거는 이경. 자려고 누웠는데 옆집에서 묘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착착착착, 흐으응, 응, 으응. 곧 끝나겠지, 끝나겠지 했지만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소리는 계속 들려온다. 단정한 옷차림에 뿔테 안경. 전형적인 너드남인 줄로만 알았는데, 섹스에 미친놈이었다. ‘옆집 신음… 소리가 너무 커요.’ 민망함을 무릅쓰고 관리실에 말도 해 보고, [씨팔! 오피스텔 혼자 씁니까!] 거친 형님체로 메모도 남겨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결국 한계에 다다른 이경은 술김에 옆집을 찾아가게 된다. “그것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그거라니요?” 순진한 얼굴로 눈을 깜박이는 옆집 남자를 본 이경은 이성의 끈이 뚝 끊어지는 것을 느끼며 손뼉을 쳤다. “남녀 간에 사랑 나눌 때 나는 소리 있잖아요. 살과 살이 착착착.” “그런 소리는 낸 적이 콜록, 없습니다만.” 매일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해 댄 주제에 손동작 하나에 얼굴을 터질 듯이 붉히는 이상한 남자와 자꾸만 얽히기 시작하는데. *** “가슴 맛있어요. 이경 씨 가슴에서는 단맛이 나는 것 같아서 계속 하아, 빨고 싶어져요.” “왜 그런 말을, 흐응!” 낯 뜨거운 말에 이경은 몸을 움찔거리며 신음했다. 뿔테 안경에 너드미 넘치던 남자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었다.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 대면 터질 듯이 붉어진 얼굴로 ‘처음이라 서툴지도 몰라요’ 같은 말을 했으면서. “가슴 내밀어요. 빨아 줄게요. 그리고 아래도 지금보다 더 깊이 쑤셔 줄게요.” 이것 봐, 또! 변해 버린 모습에 한마디 하고자 했지만, 이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입을 여는 순간, 정우가 빠르게 허리 짓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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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혼해줄래요
2 비밀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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