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네가 지웠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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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의 벗은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대체 이런 여자는 침대 위에서 어떤 모습일지. 매사에 초연한 듯 무감한 눈빛에 자신만이 오롯이 담기는 순간은 과연 어떨까. “그래서 아이도 낳았나?” 다른 감정은 없었다. 그저 궁금했을 뿐. 하룻밤 욕정이란 그렇게 하찮은 것이었다. 그녀는 예상보다 더 쉽게 자신을 허락했다. 그런데, 형의 여자였다니. “그런데도 나랑 또 잤고?” 서우가 자신을 똑바로 응시했다. 언제나처럼 고요하게 가라앉은 시선이었다. 늘 그랬다. 혼자서만 침착했다. 지금 무혁은 돌아 버릴 것 같은데. 그 담담한 눈빛이 무혁을 무참히 짓밟았다. “아무리 싸구려여도 이렇게 헤프면 안 되지, 서우야.” 도톰한 입술이 꼭 다물리고 그녀의 눈에 처음으로 감정이 실렸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딘지 모르게 서운하고, 또 참담했다. 마치 남자의 말이 모두 틀렸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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